김재철 주소지는 아직도 ‘경남 사천’

주민등록법 위반 ‘주거부정’ 확인

특급 호텔을 전전하거나, 회사가 마련한 오피스텔에서 출근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김재철은 사실상 주거가 일정치 않은 떠돌이 같은 생활방식을 보여 왔다. 도대체 김재철의 집은 어디인가? 회사 인사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사장 김재철의 주소지는 서울 서초구의 한 빌라이다. 그런데 빌라 경비원은 김재철이 청주MBC 사장으로 부임한 지난 2008년 이후 그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년 전에 김재철을 봤다는 소수의 목격자만 이웃에 있을 뿐이다. 2008년 3월 이후 4년 넘게 집을 비웠거나, 이사를 간 뒤에 어떤 이유가 있어 회사 내부용인 인사정보시스템에 옛 주소를 수정하지 않았던 것일까? 하지만 주식회사 문화방송의 법인 등기부를 확인하면 전혀 차원이 다른 놀라운 사실들이 펼쳐진다.

사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나?

주식회사가 등기소에 법인 등기를 신청할 때엔 대표이사의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해야 하고, 등기소는 이 주소지를 법인 등기에 기록하게 돼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주)문화방송의 법인 등기부를 열람해 봤다. 대표이사 김재철은 2010년 2월 16일 취임해 3월 15일 등기를 마친 것으로 돼있다. 주소지는 서울 서초구가 아닌 ‘경남 사천시 용현면 00리 XX아파트’로 기재돼있다. 확인 결과 김재철이 경남 사천으로 주민등록을 옮긴 것은 5년 전인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울산MBC 법인 등기에 따르면 김재철은 울산MBC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 초만 해도 서울 서초구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이후 2007년 5월 김재철은 주소지를 옮겼는데, 이상하게도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울산이 아닌 ‘경남 사천시 사남면’의 한 주택으로 주소지를 바꿨다.

5년 간‘사천’에서 세 번 주소 옮겨

2008년 3월 청주MBC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재철의 주소지는 다시 바뀐다. 이번에는 청주로 옮긴 걸까. 아니었다. 이번에도 ‘경남 사천시’였다. ‘사천시 용현면’의 한 아파트로 옮겼다. 청주MBC와는 220km나 떨어져 여전히 출퇴근은 불가능하다. 2010년 본사 사장으로 옮긴 뒤에도 김재철은 법인 등기부의 주민등록상 계속 이 주소지에 사는 것으로 돼있었다. 이듬해인 2011년 2월 김재철은 MBC본사 사장에 재선임 됐는데 이때 다시 주소지가 바뀐다. 이번에는 서울일까? 아니다. 이번에도 ‘경남 사천시’다. ‘사천시 정동면’의 다른 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겼는데 이곳은 현재까지 김재철의 주소지로 유지되고 있다. 서울에서 무려 340km 넘게 떨어진 경남 사천시가 김재철의 주소지였던 것이다. 승용차로 가면 편도에만 4시간 반이나 걸리는 먼 곳이다.

그렇다면 이 주소지의 아파트가 ‘김재철 사장님이 지금 사시는 집’일까? 하지만 경비원은 김재철을 모르고 있었다. 혹시 같은 층에 사는 이웃들은 김재철을 알까 물어봤지만 김재철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명백한‘위장 전입’주민등록법 위반

결국 김재철은 실제로 살지도 않으면서 주민등록상 주소지만 ‘경남 사천시’로 옮겨놓고 이를 5년간이나 유지해온 것으로 보인다. ‘경남 사천시’ 내에서 5년여 동안 세 번이나 주민등록상 주소를 옮긴 것을 보면, 실수로 주소를 수정하지 못했다고 볼 수는 없다. 알고도 실제 거주지가 아닌 곳에 일부러 주민등록을 해놓는 행위, 바로 ‘위장 전입’이다. 법으로는 ‘주민등록법’ 위반에 해당한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범죄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과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 조합이 고소한 김재철의 비리에 이어 중대한 불법 행위가 또 하나 추가된 셈이다.

보통 ‘위장 전입’은 자녀 학군 배정 또는 부동산 투기가 목적인 경우가 많지만 김재철의 경우엔 좀 더 특수한 목적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철은 오래 전부터 고향 사천에서 열리는 동창회 등 각종 모임에 적극 참석해왔고 사천 지역 전통춤인 ‘가산오광대’ 후원회장을 맡는 등 지역 챙기기에 각별한 공을 들여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단순한 고향 사랑을 훨씬 뛰어 넘는 수준이었다. 이런 행태 때문에 사천에서 김재철의 ‘정계 진출설’은 오래전부터 사실로 받아들여져 왔다. 이 때문에 조합은 김재철에게 ‘출마 포기 선언’을 요구하는 등 정계 진출이라는 사익을 위해 MBC를 악용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정계진출 욕망 못 버렸나?

자의든 타의든 결국 김재철은 지난 4.11 총선에 입후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김재철은 아직도 MBC 사장 자리에 붙어있고, 지금도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사천에 두고 있다. 상황이 달라진 게 없는데도 사측은 지난 5월 17일자 회사특보를 통해 엉뚱한 주장을 내놨다. 회사특보는 “노조는 김 사장의 취임 직후부터 김 사장이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명예훼손까지 들먹거렸다. 김재철이 지금도 사천 주민이라는 걸 모르는 한심한 홍보책임자 이진숙의 헛발질이거나, 알면서도 김재철의 정계진출 야욕을 감추려는 뻔뻔한 억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미 드러난 비리와 불법행위만으로도 김재철은 ‘비리 백화점’ 수준이다. ‘주거 부정’이 확인돼 딱 떨어지는 구속 피의자의 요건도 갖추었다. ‘정계 진출’은 커녕 ‘구속’으로 죄 값을 받을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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