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박성호 기자‘2차 해고’확정

천길 추락 직전 절망감 사로잡힌 만행

박성호 기자회장이 끝내 두 번 해고됐다. 사측은 어제 오전 10시 반 안광한 부사장 주재로 인사위원회를 열고 박성호 기자에 대한 해고 재심을 원안대로 확정했다. 지난달 30일 박성호 기자와 함께 인사위에 회부돼 각각 정직 6개월과 1개월의 징계를 받은 최형문, 왕종명 기자의 징계도 원안 그대로 김재철 사장의 책상 위에 올랐다. 오후 6시쯤 김재철의 서명으로 징계는 최종 확정됐고, 징계 대상자들에게 문자 등으로 통보됐다. 박성호 회장은 이번 파업기간 제작거부 주도를 이유로 해고됐다 정직 6개월로 감경된 바 있어, 불과 90일 사이에 두 번씩이나 해고되는 전무후무할 수난을 겪게 됐다. 징계 사유는 보도국 농성과 권재홍 보도본부장의 퇴근길 항의 시위를 주도했다는 것. ‘당시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과 ‘자제를 알리는 문자 메시지’ 등 반박 자료를 제출해 소명했지만 사측의 결정은 미리 짜놓은 듯 달라지지 않았다.

“권위 상실한 징계, 원천무효”

박성호 기자회장은 17년의 기자생활을 돌아보는 듯 “나를 길러준 MBC 선, 후배 동료들에게 감사드리고 나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는 미안함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잠시 말을 고른 박성호 회장은 “직업인으로서 목숨을 잃었지만 반드시 다시 살아나겠다”는 짧은 말로 긴 설명을 대신했다. 기자회 대변인을 맡아오다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게 된 최형문 기자는 “권위를 상실한 징계에 대해 어떤 가치판단도 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최고참 안성일 조합원, 최후변론

인사위원회에는 안광한 부사장을 비롯해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 이진숙 기획조정본부장, 조규승 경영지원본부장, 이우철 디지털본부장, 장근수 드라마본부장, 임진택 감사 등이 참석했다. 박성호 기자 등을 변호하기 위한 조합 측 증인도 출석했는데, 다름 아닌 32년차 최고참 조합원인 안성일 국장이었다. 안성일 국장은 A4지 넉 장에 달하는 장문의 호소문을 읽어 내려갔다. 안 국장은 “지금의 징계는 수치심과 경계라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고 갈등만 심화시킨다”고 지적하며 “(징계를 취소해) 우리가 선후배로 다시 시작할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 달라”며 모두 입사 후배인 인사위원들에게 호소했다. 20년 전 노조위원장을 역임하다 2년 8개월의 해직기자 생활을 겪기도 했던 안 국장은 “지금 사원들은 문화방송 사원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워 파업을 하고 있다”며 “부디 처음 입사했을 때처럼 자랑스러운 회사, 최고의 직장 MBC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회사를 떠날 수 있게 해 달라”고 절절한 당부를 전했다.

방화벽 뒤 불장난, 호된 심판 받을 것

동료 조합원들은 사측의 부당한 징계에 강력한 항의를 전달했다. 조합원들은 인사위가 열리는 본사 10층을 항의 방문하려 했지만 사측은 엘리베이터를 통제하고 방화벽을 닫아 걸은 뒤 계단에 청경까지 배치해 접근을 막았다. 김재철과 부역자들이 저지른 만행을 조합원 모두는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머지않아 김재철이 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하듯 비참한 신세가 돼 쫓겨나는 그 날에도 후배를 해고 살인한 뻔뻔한 얼굴들이 방화벽 뒤에 모습을 감출 수 있을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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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핑백: [총파업특보90호] 김재철 주소지는 아직도 ‘경남 사천’ | 파업채널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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