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MBC]릴레이인터뷰5-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

[youtube http://youtu.be/bwMPmWf7a1A]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

– “김사장, 기본적으로 공인의 자질과 조건 결여”

“공공재인 방송을 사적 영역으로 악용”

“김사장, 일반인보다도 현격히 낮은 도덕성,법치의식 가져”

– “MBC 힘있는 권력에 침묵..정권 이해가 맞으면 키우고 안맞으면 축소”

“콘텐츠의 질적 후퇴, 공영방송 위상 하락 김재철 사장 책임”

“독립성ㆍ공정성 회복 위해선 김사장 퇴진이 전제”

– “임명과정에서도 정권의 입김..지금은 광범위한 비호”

“대량해고, 대량징계는 군사독재체제에서나 가능한 수단”

– “조합원들은 시민들의 지혜와 양심을 믿고 꿋꿋하게,흔들리지 말아달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지난 14일 김재철 사장을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1989년 출범한 대표적 시민단체인 경실련이 23년 역사상 처음으로 언론사 사장을 직접 고발하게 된 이유에 대해 고계현 사무총장은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기본적으로 공인의 자질과 조건이 결여돼 있고, 공영방송 책임자로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도덕성에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지위를 이용해 무용가 J씨를 비롯한 특정인에게 특혜를 제공해 MBC에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킨 혐의로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공인으로서 자질과 조건이 결여”

고계현 사무총장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검토해 본 결과 “과다 사용된 부분이 굉장히 많고 그 내역도 정상적인 업무 수행 과정에서 지출됐다고 보기 어려운 사적인 영역에서의 사용 빈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규명해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용가 J씨에 대한 일방적인 특혜 출연 지원에 대해서는 “사장의 직권에 의해서 출연자가 결정되고, 오해받을 수 있는 여성분을 반복적으로 출연시키면서 일반인이 봤을 때 의아할 정도로 출연비를 과다하게 지출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은 방송의 공공성을 본인의 사적 영역으로 악용했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J씨 오빠에 대한 특혜 채용과 부동산실명제 위반 혐의 등과 관련해서는 “김재철 사장이 일반인들보다 현격히 낮은 도덕성이나 법치 의식을 가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사회적 공기인 MBC가 바로 서기 위해 엄격하게 진위가 규명돼,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달게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철, 군사독재식 수단에 의존”

141일째 장기화되고 있는 MBC 파업의 해법과 관련해서도 고 사무총장은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고 사무총장은 “공영 방송의 PD와 기자들이 넉 달 넘게 파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최고 책임자라면 그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게 정상적인 사고인데도 김재철 사장의 경우 일체의 노력을 배제하고 있고, 파업에 참여한 대상자들을 쫓아내거나 업무정지 시키는 등 이른바 언론의 자유가 제한됐던 군사독재 체제에서나 가능한 수단에 의존해 문제를 풀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사무총장은 MBC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국민 여론과 그에 부합되는 사법권 행사로써 문제를 풀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김 사장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검찰의 독립 약화, 수사 진행 안돼”

고 사무총장은 MBC 노조에 이어 김재철 사장에 대한 추가 고발에 직접 나서게 된 이유와 관련해 검찰과 경찰의 늑장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고 사무총장은 “최근의 검찰이 권력의 의지에 따라 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굉장히 높은데, 김재철 사장에 대한 정권의 광범위한 비호, 거기에 따른 검찰의 사법기관으로서의 독립성 약화 등이 겹치면서 정상적인 수사 착수가 더뎌지거나 아니면 진행이 안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계현 사무총장은 “MBC 콘텐츠의 질적 후퇴, 공영방송 위상 하락 등 김재철 사장이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MBC가 거듭나고 공영방송으로서 독립성과 공정성을 회복하는 단초로서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141일째 파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MBC 노조원들을 향해선 “일반 시민들의 지혜와 양심을 믿고 꿋꿋하게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목적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특별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공정방송을 위한 만화인 지지선언

방송파업지지 만화인 시국선언문

공영방송에게 자유를!

언제부터인가 여의도에 가면 광장에 텐트를 치고 농성하는 방송인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중엔 티비에서 보아온 익숙한 얼굴도 눈에 띕니다.

얼핏 공연장이나 1박2일 촬영장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곳은 자그마치 넉 달간 지속되고 있는 방송인들의 파업현장입니다. 하지만 방송인들이 무엇 때문에 거리로 나왔는지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파업하는 이유가 방송에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니, 방송에 나올 수 없는 현실 때문입니다.

“방송이 눈과 귀를 가리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무고한 시민들이 계엄군의 총칼에 학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 현장에 용기 있는 기자들의 카메라는 있었지만

방송은 없었습니다.
언론도 없었습니다.

무고한 시민들의 피로 물든 광주의 실상은 일부 폭도들의 난동으로 축소 왜곡 보도되었고, 대신 반란군 수괴 전두환을 찬양하는 기사들로 도배되었습니다.

별 문제 없이 아름다운 대한민국이었습니다.

만약 당시 언론이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있는 그대로 보도해 주었다면 어땠을까요?

민주주의의 적들이 독재를 하기에 앞서 언론을 장악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자신의 치부가 날 것 그대로 사람들에게 보여질 때, 그는 더 이상 권력을 유지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30여년 후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첫해를 제외하곤 4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민주주의의 상징인 5.18의 정통성을 사실상 부정하는 행위임에도 공중파 언론은 이를 지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명박 정권 초기부터 권력과 편법을 통해 공영방송을 장악하였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공영방송에 투하된 낙하산 사장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이용하여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인들을 해직하고 정치, 사회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들을 탄압하였습니다.

‘돌발영상’이 중단되고, ‘PD수첩’이 기소되고,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가 종영되었습니다. 공영방송은 다시 권력자의 치부를 가리고 미화하는 국정홍보처로 전락하였으며 공영방송을 만들어온 언론인, 방송인들은 자율성을 박탈당하고 사장의 지침에 따라 일해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지금의 공영방송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생중계하지 않습니다. “

의혹이 있을 때 현장을 찾아가 취재하지도 않습니다.

아니 취재를 해도 전파를 타지 못하고 오히려 징계를 받습니다. 그 자리엔 정치인들의 싸우는 피상적인 모습이나 한류스타에 열광하는 세계인들의 이미지, 때 이른 더위나 추위가 주요 뉴스라는 이름을 달고 자리 잡고 있을 뿐입니다. 정치가 조금 더럽긴 하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대한민국입니다.1980년대처럼…

그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참을 수 없어서 지금 방송인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방송마저 보도하지 않아 소외된 작은 광주들이 여기저기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영방송을 통해 그곳의 실상들이 알려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방송이 현장에 눈을 감으면 국민들의 눈도 가려지고, 이를 통해 기득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유지합니다.

그 대가는 고스란히 방송의 주인이자 시청자인 국민들이 치러야 합니다.

“왜 공영방송이 중요한가요?”

우리 만화인들은 족벌 언론의 부당한 마녀사냥에 많은 피해를 당해왔습니다.

하지만 해당 언론에 항의할지언정 공영성을 요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언론의 소유주는 족벌 사주이고, 언론의 기본인 편집권 독립조차 이루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주의 부당한 간섭으로 부터 벗어나 언론 본래의 기능을 되찾고자 하는 국민일보와 부산일보 노조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하지만 공영방송은 다릅니다.

공영방송은 특정 권력자의 소유가 아니라 국민이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영방송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모두에게 공정해야 하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해야 합니다. 그것이 비록 어둡고 아픈 것이라도 낱낱이 알려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왜곡되지 않은 여론은 여기서부터 나오고, 시끄럽고 더디더라도 세상을 개선해 나가는 힘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방송은 우리사회의 건강검진입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어두움은 일개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의 막말 따위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권력형 비리나 잘못된 정부정책, 빈부격차 심화 등과 같이 우리의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들입니다. 권력을 가진 이들이 사적인 이기심으로 우리의 미래를 팔아 자신의 배를 채우지 못하도록 감시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카메라 그리고 방송입니다.

권력자들의 입맛에 맞추는 방송이 아니라 공영방송인의 자존심을 걸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우리 안의 병든 곳을 찾아 비추는 방송. 그것을 위해 이들은 거리에 나왔습니다. 그에 앞서 자신들의 일터 안에 자리 잡은 부끄럽고 어두운 현실을 고발하여 스스로 떳떳한 방송인이 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낙하산 사장들로부터 이들을 지켜야 합니다. 공영방송을 지키는 것은 우리사회의 건강을 진단할 의사를 지키는 것이고, 결국 우리 자신을 지키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KBS노조는 6월 8일, 노사 합의문을 통해 공정방송 실천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94일간의 파업을 풀고 현장에 복귀하였습니다. 합의문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이제 우리 만화인들은 말합니다.”

1. 이명박 정부와 그 대리인 김인규, 김재철, 배석규 사장에게 요구합니다.

우리나라의 언론자유가 후퇴한 이유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탄압과 낙하산 사장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음을 우리는 압니다.

이명박 정부는 언론장악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십시오.

김인규. 김재철, 배석규 사장 또한 더 늦기 전에 사퇴하고 그 동안 권력남용으로 저지른 일에 대해 법의 심판을 기다리십시오.

2. 정치권에 촉구합니다.

최근 새누리당 이한구 대표가 방송파업을 정치파업으로 규정함과 동시에 경찰과 검찰의 개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영방송의 파행은 애초에 이명박 정권의 부당한 정치개입으로 부터 시작되었음을 우리 만화인들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정부의 잘못으로 시작된 방송파업인 만큼 정치권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3. 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공영방송을 위한 방송인들의 투쟁에 힘을 보태주십시오.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공영방송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언론의 외면 속에 공익을 위해 뛰어야할 공영방송인들이 힘든 싸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남은 마지막, 하지만 가장 큰 희망은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입니다.

 

방송인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그 누구도 아닌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서 말입니다.

강풀,고경일,고광현,고구마,고아라,고윤정,공영석,구아진,
권승한,권영아,권은경,권혁주,김금숙,김달님,김동범,김대중,
김미숙,김민기,김민정,김민회,김병국,김병수,김병철,김상희,
김성래,김성희,김성호,김수박,김수아,김숙경,김신,김여정,
김영석,김용길,김용민,김용회,김윤지,김인정,김완수,김정우,
김종범,김종진,김재수,김재현,김지원,김진서,김진희,김태균,
김태영,김태현,김태형,김태희,김하나,김한조,김현국,김현민,
김현수,김홍모,김홍선,김혜연,김혜진,남계미,남문희,남숙현
레지 리(말레이시아)문지현,마영신,박건웅,박성린,박성철,
박소림,박수로,박은희,박윤선,박인호,박정욱,박정하,박재동,
박재수,박천응,박태성,박학진,박해성,박희성,변병준,변지민,
배민기,백승민,백영욱,백정숙,백종민,백희정,서찬휘,서승택,
석금동,설인호,소노수정,소이로,송동근,송병우,송애진,송태욱,
시우,신명환,신영우,신연욱,신유경,신지윤,신재환,
실베스테르송,심경희,심대섭,심창헌,심흥아,안중걸,양동석,
양동운,양민주,양세종,엄재경,연제원,염철균,오광석,오민홍,
오세영,우은지,유대수,유상원,유승진,유승하,윤경령,윤경희,
윤남선,윤보경,윤영권,윤종문,윤태호,이가영,이강청,이기량,
이기윤,이건용,이동수,이동익,이림,이배은,이민지,이병진,
이시현,이세형,이성열,이승훈,이윤희,이은홍,이정수,이정욱,
이정헌,이정호,이종규,이종범,이종락,이주원,이준우,이재헌,
이진하,이충호,이태경,이현도,이홍석,이희재,임덕영,임석남,
임성훈,임여원,임진국,원수연,원창호,원현재,원혜진,장우룡,
장우혁,전동철,전지선,정기림,정기영,정마루,정성완,정연식,
정은정,정재훈,정주연,정철,정필원,정혜용,조남일,조명원,
조마웅(버마),조모아(버마),조안나,조혜승,조희윤,주완수,
주호민,지강민,진선규,제효원,차용호,채민,천명기,최규석,
최덕규,최미지,최민,최병춘,최보영,최인수,최은정,최정규,
최재영,최주현,최호철,하민석,한상정,한정욱,한준경,한파랑,
허근식,허혜진,홍나래,홍성경,홍승표,황경택,황민우

2012년 6월10일
공정방송을 지지하는 233인의 범만화인일동

[공동기자회견문]언론사 공동파업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라

우리는 공정방송 회복과 국민의 알권리를 되찾으려는 언론사 공동파업을 적극 지지하면서 지극히 정당하고 합법적인 파업을 사측이 불법파업으로 매도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 동시에 사측이 업무방해 고소는 물론이고 일반 영리목적의 사기업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로 무차별적으로 손해배상청구 및 가압류, 명예훼손 등 형사고소, 징계를 남발하는 것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그 동안 국민의 귀를 막고 눈을 가렸던 사측은 이번 파업을 불법파업이라고 한다. 이번 파업의 목적이 근로조건과 상관없는 ‘공정방송 실현’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측의 주장은 그 자체로 공영언론으로서의 책무를 망각하고 방송법상 공정방송 실현의무를 방기한 것이다.

KBS, MBC, YTN, 연합뉴스 등 공영언론은 공적 재산인 전파와 국민이 출연한 수신료, 세금, 그리고 공기업 출자로 이루어진 국민의 방송이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공영방송’, ‘방송의 중립성’이란 단어는 화석화된 문자로 전락해버렸고, 언론노동자는 데스크의 압박과 눈치 속에 힘겹게 살아가야만 했다. 권력 감시와 비판이란 언론 본연의 사명은 실종되었고, 이에 대해 항의하는 언론노동자는 지방으로 쫓겨났다. 4대강 사업, BBK 사건, 청와대 민간인 사찰, UAE 원전 수주 뒷거래, 내곡동 사저 의혹,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재보선 편파보도, 장관인사 검증외면 등 편파보도 사례는 끝도 없이 이어졌다. 국민이 알고 싶고, 알아야 하는 내용은 숨겨졌고, 그 자리는 정부와 힘 있는 자들이 보여주고 싶은 내용으로 메워졌다.

언론사의 단체협약에는 공정방송실천위원회 구성 및 운영, 본부장·국장 추천제 또는 해임요구권 등 언론자유를 위한 장치들이 규정되어 있다. 이는 언론인의 근로조건에 있어 공정방송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공정방송과 언론독립을 지키는 일은, 언론인이 자신의 양심을 지키고 언론의 본질에 복무하는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이다.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를 취재하고도 내보내지 못하는 기자, 남북 경협 아이템을 다루겠다는 이유로 한 순간에 드라마 세트장으로 전보된 PD, 한미FTA 집회를 촬영하다가 내보내지도 못할 장면을 왜 찍냐며 시민들로부터 발길질을 당하는 카메라맨의 눈물이 정녕 언론노동자의 근로조건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인지 사측에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공영언론의 낙하산 사장들이 온갖 탄압과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합원들의 파업참가 여부를 통제하고, 파업참가자를 등급별로 분류해 보고토록 하며, 개별 조합원들에게 징계와 민형사상 고소를 예고하는 문자를 남발하고, 과도한 형사고소 남발과 손해배상 청구 그리고 집행부 개인 부동산에까지 가압류를 하는 극악무도함은 헌법의 단체행동권을 부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최근 변경된 대법원 판례 기준에 의하더라도 이번 언론사 파업은 지극히 정당하고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 동안 줄기차게 공정방송 실현을 촉구하며 조합원들의 정상적인 찬반투표를 거쳐 진행된 이번 파업은 충분히 예견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폭력도 개입되지 않았다. 모든 언론과 국민이 아는 공지의 사실인 공정방송 파업을 정작 당사자인 사측만 몰랐다고 강변하면서 업무방해죄로 고소하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다.

언론사 공동파업과 별개로 최근 MB정권의 방송장악 책동이 은폐하거나 부인할 수 없는‘사실’임을 정권의 내부인물이 공식적으로 증언하기도 하였다. 청와대가 공영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이사회를 통해 낙하산 사장을 투하하고, 정권의 뜻에 거스르는 보도를 통제하고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 노동자들을 현장에서 추방했다는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훼손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집이 가압류되어야 할 사람들은 언론종사자의 근로조건과 직결된 공영방송을 위해 분투하는 언론노동자들이 아니라 공영방송을 훼손한 그들인 것이다.

공영방송 훼손과 국민의 알권리를 봉쇄한 것도 모자라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소통마저 가로막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리는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인터넷 모욕죄 도입 시도, 빈번한 인터넷 게시물 삭제와 접속 차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을 두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사적 영역조차 검열의 손아귀에 두려는 시도는 과거 군사정권 하의 암울한 시대로의 회귀를 뜻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시도를 당장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사측이 언론인들의 당연한 요구인‘공정방송 실현과 언론의 독립’을 정치적 구호로 왜곡하고, 합법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매도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면서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분투하는 언론노동자에게 뜨거운 연대와 지지를 표명한다.

2012년 3월 2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